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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이 동학농민혁명 제131주년을 맞아 9월30일 고창청소년수련관에서 ‘기록과 자료로 본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연구소와 전북사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해, 고창지역 동학농민혁명의 특수성과 그 역사적 맥락을 자료 중심으로 조명했다.
행사는 독립기념관 정경민 연구원의 ‘취의록과 거의록으로 본 고창 동학농민혁명’ 발표로 시작됐다. 이어 조재곤(서강대), 신진희(경국대), 최진욱(고려대) 등 관련 연구자들이 고창과 동학농민혁명의 관계를 심층 분석한 주제발표를 연이어 발표했다. 이후 김양식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연구소장을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에는 윤상원(전북대), 배항섭(성균관대), 송진현(경북대), 이병규(전북사학회) 등이 참여해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을 이어갔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취의록’과 ‘거의록’에 등장하는 고창지역 민보군의 활동과, 동학농민혁명 이후 벌어진 ‘영학당 사건’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히 고창지역 유림들이 조직한 민보군의 활동은 지금까지 동학농민혁명 서사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온 영역으로, 고창 동학 관련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또한 흥덕현에서 시작된 영학당 사건은 동학농민혁명 이후 고창지역의 정치·사회적 격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사례로 제시됐다. ‘영학당 사건’은 학계에서 동학농민혁명의 재발로 평가되며, 1898년 12월 흥덕에서 시작돼 이듬해 6월까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됐다.
그동안 동학농민혁명 연구는 주로 동학농민군과 정부군, 또는 일본군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이번 학술대회는 민보군과 유림세력, 그리고 동학농민혁명 이후 지역사회의 동향까지 포함하여 보다 입체적이고 지역밀착형 서사를 복원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김양식 연구소장은 “고창군은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깊은 관심과 특별한 애정을 가진 대표적인 지자체”라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동학농민혁명 연구 저변이 확대되고, 다양한 시각과 자료들이 활발하게 공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앞으로도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학술 연구와 기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창군은 관련 기록의 발굴과 공유, 지역 단위 해석 작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기억을 보다 입체적으로 재구성하는 실천의 장이자, 지역의 역사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사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기록에 대한 집요한 탐색은 단지 과거를 복원하는 작업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자신의 역사를 능동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고창은 그 중심에서 여전히 동학농민혁명의 시대정신을 숙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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