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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파·소음·분진의 고통과 함께하는 삶, 덤프트럭이 압도하는 학교 앞 도로, 된장도 담그기 힘들었던 30년의 일상. 석산과 마을 간 거리가 점점 더 가까워지는 신규개발지가 예정되자, 주민들은 “돌이킬 수 없는 환경파괴이자 살인적인 고통”이라며 격분하고 있다. 이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 심덕섭 고창군수가 지난 11월11일 석산 인근 마을을 직접 찾아 현장 목소리를 들었으며, “주민이 반대하는 석산 개발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창군 성송면 계당리 주민들이 견뎌온 석산의 시간 위로 또 기나긴 확장 석산이 덧입혀질지, 이제 허가권을 쥔 고창군의 결정을 앞두고 날카로운 질문이 떠오르고 있다. 30년 동안 이미 심각한 피해를 입은 마을 곁에 면적을 넓혀 다시 석산을 허용하는 것이 행정과 상식, 그리고 공익에 맞는가라는 물음이다.
30년 누적 피해의 현장, 군수 눈으로 확인
심덕섭 군수는 11월11일 계당마을 주민들의 요청을 받고 석산 인근 마을을 찾았다. “마을과 예정 개발지가 너무 가깝고 인근 주민 피해가 크니 직접 와서 현장을 보고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호소에 따라 현장을 직접 방문해 피해를 살폈다. 군수가 마을을 돌 때, 주민들은 “낮에 자다가 발파 소리에 내벽이 무너져 이사 갔다”거나 “갓난아기가 경기를 거듭해 타지로 이사를 가버렸다”는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담은 집들을 직접 보여주었다.
석산개발반대추진위 정수진 위원장은 “마을 곳곳에는 여전히 발파로 인한 균열 자국이 남아있고, 돌가루와 소음으로 계당마을과 인근 주민들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었다”고 호소하며, “집들은 하나같이 금이 가고 벽은 갈라지고 담벼락도 무너졌으며 창문은 뒤틀어졌다”는 30년 누적 피해의 흔적을 낱낱이 공개했다. 기허가된 석산이 마을로부터 500미터 이상 이격된 거리에서도 이처럼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는데, 신규개발지는 계당마을로부터 불과 240미터(최종/ 초안 200미터) 거리에 있어 주민들의 절박함은 극에 달한 상태이다. 심 군수는 계당마을에서 “주민이 반대하는 석산 개발은 허가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주민들의 의견과 어려움을 잘 듣고 최대한 주민이 원하는 방향대로 결정되기를 바란다. 주민 의견을 받아 현명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1991년 최초 석산 허가 이후 오랜 기간 발파와 비산먼지, 중장비 소음, 덤프트럭 통행에 노출돼 왔다. 주민들은 “기허가지는 계당마을로부터 500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는데도 30여년 동안 이미 견디기 힘든 생활을 해왔다”고 말한다. 이번에 논란이 된 것은 세영개발이 신청한 신규(확장) 석산 개발이다. 신규개발 예정지는 계당마을 뒷산, 마을 경계로부터 불과 240미터 거리에 있다. 계당마을은 신규개발지로부터 약 240미터, 신용마을은 약 500미터, 선동마을은 약 900미터에 위치해 있어, 기존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발파·분진·소음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수진 위원장은 “이제는 머리맡 2백여미터에서 발파와 분진을 감수하라는 것은 개발이 아니라 삶을 짓누르는 결정”이라고 호소했다. 반대 주민들은 “석산 허가가 만료되는 2022년 5월만을 기다려 왔는데, 또다시 더 크고 더 가깝게 토석채취를 확대한다는 말을 듣고 또 한 번 가슴이 내려앉았다”고 회상한다.
남중학교 60미터 앞 덤프트럭, 교육 환경도 논란
계당마을이 체감하는 위험은 마을 경계에만 머물지 않는다. 신규 개발이 추진될 경우, 고창남중학교 앞 도로가 사실상 석산 진입로 역할을 맡게 된다. 주민들이 파악한 진입로 계획상 남중학교와 석산 진입로 거리는 약 60미터 수준이다. 정수진 위원장은 “신규 개발이 되면 중학교 앞으로 5분에 2대씩 덤프트럭이 진출입을 할 것이며, 아스콘 제조 시에는 하루 수백 대의 덤프트럭이 매연과 분진을 내뿜으며 학생들을 위협하고 성송을 활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남중학교 한 학생은 “기름 냄새를 풍기며 달리는 덤프트럭이 무서워 입과 코를 막고 뛰어갔다”면서, “동생은 위험하니 남중학교에 입학하지 못하도록 부모님께 말씀드렸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도 전해졌다.
정수진 위원장은 “무릇 개발은 환경이 일시적으로 훼손되더라도 복구가 가능하고, 전체 주민의 이익에 보탬이 되는 방향이어야 한다”며 “이번 추가 석산 개발은 회사에는 이익이 되겠지만, 마을 주민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파괴와 소음, 진동, 분진, 중장비 굉음으로 일상을 지탱하기 어려운 고통만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우리는 새로운 석산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원한다. 돌산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행정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협의’, 허가권은 고창군에
세영개발의 성송면 계당리 석산개발사업은 이미 법정 환경절차를 거쳤다. 2024년 11월1일에는 전북지방환경청을 협의기관으로 하는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를 마쳤다. 초기 초안 단계에서 사업 면적은 총 23만4413제곱미터(기허가 5만3259제곱미터, 신규개발 18만1154제곱미터), 사업 기간은 2021년 7월부터 2030년 5월까지로 제시됐다. 이후 최종 환경영향평가 자료에서는 사업규모가 14만5345제곱미터(신규개발 9만3천여제곱미터), 사업 기간은 2024년부터 2033년까지로 협의됐다. 전북지방환경청은 “환경영향 저감방안과 사후환경조사계획을 사업계획에 반영해 충실히 이행할 것”을 전제로 조건부 협의를 완료했다.
토석채취허가 여부는 고창군의 판단 아래 전북산지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 행정절차상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끝났다 해도, 지자체는 공익·주민피해·입지부적합 등의 사유가 있을 경우, 법적 기준을 충족하더라도 불허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고 있다. 대법원 판례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여건과 주민 생활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토석채취허가를 허용·불허할 재량권을 폭넓게 가진다”는 취지의 해석을 누차 제시한 바 있다. 주민들은 “고창에는 골재가 부족하지 않다”며 석산 확대개발이 타당성에 맞지 않다는 논리를 강화하고 있으며, 심덕섭 군수가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서 현명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만큼, 최종 판단이 이 사안의 향방을 가를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30년 누적 피해, 행정은 ‘중복 피해’로 볼 것인가”
세영개발은 2022년 5월31일 기허가 구역에 대한 허가기간이 완료된 뒤, 추가 확대를 위해 이번 토석채취허가(9만3426제곱미터)를 9월15일 신청했다. 이에 앞서 계당리 주민들과 성송면 청년회 등은 ‘석산개발반대추진위’를 꾸리고 “1991년 최초 석산 허가 이후 30년 동안 분진과 소음, 덤프트럭, 폭파와 진동에 일상이 상시적인 위험에 내몰려 왔다. 주민들은 석산허가 만료시점만을 기다려 왔는데, 또다시 토석채취를 추진하는 것 자체를 더 이상 용납하기 어렵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 사업의 관건 가운데 하나는 “기존 피해의 누적성을 행정이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지점이다. 계당마을 주민들은 “이미 500미터 거리에서 30년 피해를 겪어 온 마을에, 더 가까운 200미터 지점까지 개발을 허용한다면, 이는 행정이 기존 피해를 사실상 무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반대 주민과 대책위는 고창군에 대해 “기존 피해를 ‘중복 피해’로 인정할 것인지, 이번 사안을 지역 건강·안전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전심을 다해 묻고 있다.
또한 환경영향 문서의 내용을 현장 실태와 비교·검토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주민들이 체감해 온 소음과 진동, 지하수 변화, 비산먼지 양상 등이 환경영향 문서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누락되거나 축소된 항목은 없는지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환경영향 문서가 ‘보전해야 할 산지이며 주민 피해 우려가 크다’고 적시한 부분이 있음에도, 신규 허가가 추진되는 상황 자체가 모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업자의 이익↔주민의 생활환경·안전·건강(공익)
고창 세영개발 석산개발사업 토석채취허가 허가 여부는 전북산지관리위원회 심의와 고창군 최종 판단을 남겨 두게 됐다. 이 과정에서 고창군은 소음·분진·진동·지하수 등 민원 사항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할 수 있고, 주민 피해 조사 결과를 허가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도 있다.
정수진 위원장은 “대책위는 불허가 관철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소음·진동 수치 등 생활환경 악화의 객관적 데이터를 확보하고, 비산먼지 발생 사진, 학생 및 주민 진술서 등 피해 정황에 대한 장기 기록을 수집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환경공학, 지질·지반, 교통 전문가 의견서를 확보하여 지자체의 불허 근거를 강화할 과학적 방패도 마련해야 한다. 학교·노인정 인접 여부와 농업·관광 타격 자료 등을 통해 “사업자의 이익”보다 “주민의 생활환경·안전·건강”이라는 공익이 더 크다는 논리를 구축해야 한다.
결국 지자체가 토석채취허가를 불허하고 법원에서도 그 판단을 인정받으려면, 주민들의 호소와 함께 실제 데이터와 전문가 검증, 공익 논리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인식이다. 주민들은 지자체가 기존 석산 피해의 누적성을 ‘중복 피해’로 인정하고, 남중학교 앞 60미터 거리 덤프트럭 통행문제 등을 위험 요소로 판단하여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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