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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서 망설이던 시간이, 숫자로 답을 얻었다. 정읍새일센터 인턴십 지원사업은 경력단절여성에게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줬다. 취업률 92퍼센트, 참여자 40명 가운데 37명이 실제 고용으로 이어진 성적표, 인턴 1인당 총 460만원이 기업과 참여자에게 나뉘어 투입되며, 고용 유지와 근속을 겨냥한 설계가 현장에 작동했다.
정읍시가 운영하는 정읍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2025년 인턴십 지원사업 참여자 40명 가운데 37명이 취업에 성공해 취업률 92퍼센트를 기록했다고 12월19일 밝혔다. 단기 체험이나 임시 일자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채용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수치의 무게가 다르다. 이 사업은 장기간 직장을 떠나 있었던 여성들이 직무 환경에 다시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동시에 기업에는 여성 인력 채용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인턴 1명당 총 460만원이 지원됐으며, 여성 인턴을 채용한 기업에는 인턴 채용 지원금 240만원과 고용 유지 장려금 160만원이 지급됐다. 인턴 당사자에게는 근속 유지 장려금 60만원이 지원돼 장기근속을 유도했다. 기업과 구직자 모두가 중도 이탈 없이 현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조를 짠 것이다.
이러한 설계는 실제 운영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올해 배정된 인턴십 지원 예산은 100퍼센트 집행됐다. 참여자들이 중도 포기 없이 끝까지 근무했다는 뜻이며, 이는 해당 사업이 현장의 조건과 참여자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했음을 보여준다. 지원금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단순한 행정 성과를 넘어, 인턴십 지원사업이 실제 근무 환경에서 작동했다는 간접 지표로 읽힌다.
올해 이 사업에는 지역 내 23개 중소기업이 참여해 사무·경리직부터 현장직까지 여러 직무 경험의 자리를 마련했다. 참여자들은 현장에서 실무 감각을 익히며 직무 적응력을 끌어올렸고, 장기간 직장을 떠나 있던 시간이 곧바로 ‘불리함’이 되지 않도록 현장 배치가 이어졌다. 기업 쪽에서는 인력 수요가 있는 현장에서 인턴을 받아들이고, 근무가 계속되는 방식으로 채용 구조를 연결했다. 고용 주체와 구직자가 동시에 만족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직업교육훈련을 수료한 뒤 인턴십에 참여한 A씨(44)는 “오랜 공백기로 인해 실무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인턴 기간 동안 업무를 익히며 자신감을 얻었고 자연스럽게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 B씨는 “새일센터의 인턴십 지원 덕분에 ‘나도 다시 일할 수 있다’는 직무 자신감을 되찾았다”고 전했다. 숫자와 제도가 먼저 보이지만, 그 숫자 뒤에는 ‘다시 출근한다’는 생활의 변화가 붙어 있다.
정읍새일센터 관계자는 예산 100퍼센트 집행과 높은 취업률이 현장 중심 지원의 효과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무 위주의 인턴 프로그램과 근속을 염두에 둔 지원 체계가 결합되면서, 단기 고용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센터는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을 유지하며 사후 관리까지 이어갈 방침을 밝혔다. 이 사업은 단순히 몇 명이 취업했는지를 넘어, 지역 고용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경력단절이라는 개인의 문제가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할 때, 해법은 구호가 아니라 설계였다. 현장에 맞춘 지원, 기업과 노동자의 이해를 동시에 고려한 재정 구조, 그리고 끝까지 책임지는 운영 방식이 맞물리며 결과로 이어졌다.
정읍새일센터는 2026년에도 인턴십 지원사업을 이어간다. 내년에는 33명의 신규 인턴을 선발할 계획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이나 구직자는 정읍새일센터(☎063-539-8217)로 문의하면 된다. 다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문턱을 낮추고, 사람을 찾는 기업에는 길을 열어주는 이 구조가 내년에도 이어진다.
가정으로 향했던 발걸음을 다시 일터로 돌리려는 경력단절여성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 정읍의 산업 현장에서 92퍼센트라는 경이로운 성공 지표로 확인됐다. 공백기에 대한 두려움을 실무에 대한 자신감으로 치환해주는 정밀한 인턴십 설계는 구인난에 허덕이던 중소기업과 일자리를 갈구하던 여성들을 잇는 가장 단단한 고리로 작동했다. 이제 정읍의 여성들에게 경력 단절은 끝이 아닌 새로운 전문성을 장착하는 재충전의 시간으로 그 성격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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