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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군 어르신들의 삶은 이제 황혼이 아닌 가장 뜨거운 ‘청춘’으로 다시 쓰인다. 최근 대한노인회 고창군지회 부설 고창노인청춘대학 어르신들의 배움과 성찰을 엮은 문집, 『청춘의 꿈, 책 속에 담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한 해 동안 어르신들이 배움의 자리에서 웃고 노래하며 자신의 삶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거창한 성공담 대신 ‘하루를 살아낸 손의 기록’을 담다
이 책은 흔한 자서전처럼 화려한 성공 신화를 늘어놓지 않는다. 대신 늦은 나이에 다시 학교에 가는 설렘, 서로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던 시간, 그리고 거친 풍파를 견디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낸 ‘손의 기억’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지나간 과거를 추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고 있는 삶의 의지와 존엄을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불러내고 있다.
‘돌봄의 대상’에서 ‘지역 지혜의 주체’로
이번 문집 발간을 지원한 고창군의 행보는 노년을 바라보는 정책적 태도와 문화적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고창군은 어르신들을 단순히 보살핌이 필요한 복지 수혜자로 가두지 않고, ‘지역의 기억과 지혜를 품은 능동적인 주체’로 바라보고 있다. 앞서 고창문화관광재단 부설 고창문화도시센터가 발간한 구술 기록집 『살아온 날이 다 노래다』와 맥락을 같이 한다. 고창노인청춘대학은 노년을 삶의 끝이 아닌 새로운 배움의 시간으로 정의하며, 이번 문집은 노년이 새로운 배움과 성찰을 통해 ‘어른다운 어른’으로 성장하는 시간임을 증명하고 있다.
세대와 역할을 넘어선 공감의 기록
기획과 편집을 맡은 정진하 편저자(고창노인회 사무국장)는 는 경찰공무원 출신의 사회복지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바탕으로,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존중받아야 할 삶’ 그 자체로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특히 이 책에는 어르신들의 진솔한 고백뿐만 아니라, 노인회 직원들이 같은 마음으로 동참한 글까지 총 50편이 수록되었다. 이는 세대와 역할을 넘어선 따뜻한 연대와 공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사람답게 사는 법’
대한노인회 고창군지회 이공진 회장은 “어르신들의 삶이 곧 배움이고 기록이며,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한다. 이 기록들은 단순히 종이 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아, 다음 세대에게 ‘사람답게 살아온 시간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전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고창 어르신들이 써 내려간 이 책은 마치 ‘오래된 고목이 피워낸 가장 젊은 꽃’과 같다. 겉모습은 거칠고 투박할지라도, 그 안에는 세월을 견뎌낸 단단한 뿌리와 여전히 하늘을 향해 꿈을 꾸는 생명력이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기록은 우리 사회에 노년의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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