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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창의 현재와 미래를 가로지르는 질문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시점이다.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대형 개발사업과 원전·송전선로 갈등, 청년 정책과 농업 전환까지 고창군이 마주한 과제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지난 1월26일 오후 3시, 고창군의회 의장실에서 만난 조민규 의장은 임기 후반부를 지나며 ‘속도’보다 ‘방향’, ‘성과’보다 ‘신뢰’를 거듭 강조했다. 제9대 고창군의회 후반기를 이끌어온 그는 열린 의정, 지역 주권 수호, 청년 자립 기반 구축을 자신의 핵심 과제로 꼽으며, 의회의 역할과 한계, 그리고 남겨야 할 유산에 대해 솔직한 언어로 인터뷰를 가졌다.
새해 인사와 함께 고창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해에 가장 바라는 것은?
광야를 달리는 말의 기상도 중요하지만, 진짜 명마는 험로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끈기’를 갖춰야 합니다. 저 역시 임기 말의 속도전보다 올바른 방향을 향한 끈기 있는 의정을 약속드립니다. 정치인이기에 앞서 두 아들을 키우는 가장으로서, 제 새해 소망은 고창이 우리 청년들에게 “너희의 미래를 위해 이곳을 선택하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 되는 것입니다. 청년들이 꿈을 찾아 떠나는 곳이 아니라, 꿈을 실현하기 위해 돌아오는 고창을 만드는 것이 저의 오랜 과업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산의 규모보다 서로를 믿는 ‘신뢰의 회복’입니다. 일방통행이 아닌 경청과 숙의를 통해 막힌 불신의 혈관을 뚫고, 갈등을 넘어서 ‘통합과 화합’의 공동체가 되기를 바랍니다.
제9대 고창군의회 후반기 성과를 되돌아본다면?
‘열린 의정’을 슬로건으로 시스템과 원칙이 바로 선 의회를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주요 성과를 네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시스템 의회’ 구현입니다. ‘고창군의회 기본 조례’를 제정해 입법 체계를 완성했고, 유튜브 생중계 도입으로 의정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둘째, ‘군민의 방패’ 역할입니다. 송전선로 건설 전면 재검토 촉구와 원전세에 상응하는 보통교부세 확정 등 지역 주권을 사수했습니다. 셋째, ‘원칙 있는 견제’ 입니다. ‘의회 패싱’ 관행에 제동을 걸고 현장 중심의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예산 낭비를 막았습니다. 넷째, ‘지역 미래 준비’입니다. 청년 기업 육성과 스마트 농업 지원 조례를 통해 소멸 위기 대응 기반을 닦았습니다.
2026년은 제9대 의회와 민선8기 행정이 마무리되는 해이다. 지난 3년 반의 고창군을 되돌아볼 때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다고 평가하는가?
고창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7관왕 브랜드를 앞세워 서해안 거점 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군의 오랜 숙원사업인 노을대교와 서해안철도 등 핵심 사업들도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고창이 서해안권 핵심 거점도시로 우뚝 서는 길에 의회가 모든 역량을 쏟아 힘을 보태겠습니다.
지방의 기초자치단체는 일반적으로 인구 절벽과 ‘지방 소멸’의 가속화, 재정 자립도의 한계와 ‘중앙 의존형’ 구조, 지역 경제의 공동화와 산업 구조의 노후화, 삶의 인프라(문화·의료·교육·교통) 격차 등의 위기에 직면에 있다. 현재 고창군이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무엇인가?
고창의 위기는 인구 5만 붕괴라는 존립의 위기와 소통 부재가 낳은 내부적 균열에 있습니다. 단순히 숫자가 주는 위기보다 더 아픈 것은, 우리 청년들이 고창에서 꿈을 꿀 수 있을지 답하기 어려워진 현실입니다. 또한 성과만을 좇는 일방통행식 행정이 낳은 ‘불신의 벽’이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심각한 병목현상이 되고 있습니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며, 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군민과의 소통입니다. 진짜 위기는 인구 감소라는 파도보다, 이를 함께 넘을 ‘신뢰의 결핍’에 있습니다.
제9대 후반기 14회기 동안 248건의 의안을 처리했다. 양적 성과를 넘어 질적으로 가장 무게감 있었던 의회 결정은 무엇이었는가?
고창의 ‘미래’를 설계한 청년 자립 시스템 구축과 군민의 ‘현재’를 지킨 한빛원전 주권 수호를 들고 싶습니다. 먼저 인구 소멸 위기에 대응해 기반 조성, 경제·창업, 농업 육성을 아우르는 ‘청년 자립 3대 축’의 입법 체계를 완성했습니다. ‘청년 기본 조례’와 ‘청년친화도시 조례’로 정책의 모법(母法)을 세웠고, ‘청년기업 육성 조례’를 통해 경제적 자립 기반을 닦았습니다. 특히 ‘스마트팜 운영 조례’ 심사 시 임대 기간을 현실에 맞게 최대 4년으로 연장하도록 의회가 직접 수정가결한 것은, 청년 정책을 시혜가 아닌 군민의 당연한 권리로 격상시킨 현장 중심 의정의 최고의 결실입니다. 또한, 원전 인접지임에도 소외됐던 불평등을 바로잡기 위해 어느 때보다 단호하게 움직였습니다. ‘결의안’ 등을 통해 영광군에 편중된 보상 구조에 제동을 걸어 실질적인 재정 지원 확정을 이끌어냈으며, ‘원전정책연구회’를 발족해 전문적인 과학적 대응 논리를 갖췄습니다. 군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결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집행부와의 관계에서 의회가 협력에 치우쳤다는 평가와 견제가 분명했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하지만 그보다 행정에 비해 존재감이 너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협력의 내용이나 견제의 내용이 언론과 여론에 공유되지 않는다. 무엇이 문제일까?
의회의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는 우리가 일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진심을 전달하는 방식이 낡았다는 경고입니다. 행정은 화려한 홍보로 눈길을 끌지만, 의회는 회의실 안에서 묵묵히 조례를 다듬고 예산을 깎는 ‘보이지 않는 일’에 집중해 왔습니다. 특히 의회를 요식행위로 여기는 ‘의회 패싱’ 관행은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고 의회의 존재감을 지우는 근본 원인이었습니다. 침묵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닙니다. 군민이 모르는 견제는 힘을 얻을 수 없습니다. 유튜브 생중계와 정례 브리핑 등을 통해 우리가 어떤 예산을 지켰고, 어떤 독주를 막아냈는지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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