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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도심 소형 갤러리에서 한 지역 작가의 긴 여정이 화면 위에 펼쳐지고 있다. 고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정하 작가가 회화와 일러스트의 경계를 허문 개인전 ‘지금은 여행 중’을 열고 삶의 순간들을 색채와 붓질로 단단하게 새겨넣었다. 지역예술 지원사업으로 마련된 이번 기획전은 2월9일부터 26일까지 ‘우리동네 엠지(MG·새마을금고)갤러리’에서 이어진다.
정읍에 위치한 ‘우리동네 엠지(MG)갤러리’에서는 김정하 작가의 기획전 ‘지금은 여행 중’이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주관하는 지역예술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에서 정읍·부산·울산·삼척·화성 등 단 5곳만 선정된 프로젝트다. 침체된 지역 문화예술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민들에게 수준 높은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정읍 지역 전시는 오광석 로컬 큐레이터가 맡았다. 그는 ‘지역사회와 함께 걷는 예술 이야기’를 대주제로 전북지역 작가 6인을 선정해 릴레이 형식의 개인전을 운영하고 있다. 오 큐레이터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라도 ‘비움’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릴레이 전시의 두 번째 주인공은 김정하 작가다. 그는 한국화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한 이력을 지닌 중견 작가로, 서로 다른 장르를 넘나드는 작업 세계를 구축해 왔다. 현재 한국창조미술협회 고창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2025 국제작은미술제 우수작가상’과 ‘제44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하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전시 타이틀 ‘지금은 여행 중’은 오일 페인팅(오일 페인팅·유화기법)을 기반으로 회화와 일러스트를 한 화면에 결합한 작업이 중심을 이룬다. 장르의 구분을 나누기보다 이미지와 서사를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방식이 특징이다. 완결된 결론보다 변화와 이동의 흐름, 즉 ‘과정’ 자체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 전시 전반을 관통한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지나고 있는 마음과 시선을 담아낸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화면 속 인물과 자연은 일상과 상상의 경계를 오가며 서정적 장면을 만들어낸다. 빠르게 소비되는 일상에서 잠시 멈춰 서도록 이끄는 시선이다.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작품 앞에서 걸음을 늦춘다. “머물러도, 천천히 지나가도 괜찮다”는 메시지는 각자의 삶을 되짚게 하는 여백으로 작동한다. 지역 공간에서 출발한 한 작가의 여행은 관람객의 시간과 겹치며, 정읍 도심에 조용한 울림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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