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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종합테마파크 민간사업 실시협약서’를 근거로 도내 인터넷신문(매일전북·2024년 설립)이 2월14일 오후 2시 기사를 게재하자, 고창군은 같은 날 오후 6시 입장문 발표를 통해 “해당 실시협약서는 대외비이며, 불법적 유출에 대해 내부조사 및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지의 입장은 유출과정의 불법성과는 별개로, 5년전 닭공장 입주계약서 사례, 협약서 정보공개의 관례,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고창종합테마파크 민간사업 실시협약서’는 군민에게 공개돼야 한다. 군의원이 볼 수 있는 문건을 군민이 못 볼 이유가 없다.
실시협약서 유출 파장…고창군 “수사 의뢰·엄정 조치”
고창군은 2023년 11월 ㈜모나용평과 심원면 만돌리 일원 고창종합테마파크 조성사업 중 민간사업에 대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고창군 입장문에 따르면, “해당 실시협약서는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기업의 경영상 비밀 보호를 위해 양측 합의에 따라 대외비로 관리하기로 명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고창군의회의 자료 요구에 따라, 고창군은 실시협약서 각 페이지에 ‘대외비’ 문건임을 명확히 표시해 사본을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2월14일 ‘매일전북’에 해당 실시협약서 일부가 원본 형태 그대로 보도되는 사안이 발생했다. 해당 문건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외부로 유출됐는지 현재로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고창군은 “실시협약서가 당사자간 협의 없이 외부로 유출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행정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며, 투자기업과의 신뢰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고창군은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한다: ▲문건 유출 경위에 대한 철저한 내부 조사에 즉시 착수하겠다. ▲수사기관에 정식 수사를 의뢰하여 유출 책임자를 끝까지 규명하겠다. ▲관련 법령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통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 ▲투자기업과 긴밀히 협의해 사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모든 행정적 노력을 다하겠다. ▲언론사 및 관계자 여러분에게 대외비 문건의 추가 유포가 지역경제와 행정 신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깊이 고려해 주기를 요청드린다.
공무상 비밀 요건과 처벌…공익성 땐 위법성 조각
일반 공무원은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엄수해야 하며, 기초의원도 ‘지방자치법’에 따라 마찬가지다. 유출된 정보가 실질적 보호 가치가 있는 ‘공무상 비밀’일 경우, 형법 제127조(공무상 비밀의 누설)가 적용된다.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실시협약서가 비밀로 인정되는 경우는, 협약서 내에 ‘기업의 영업비밀(수익구조·원가계산·특허기술 등)’이나 공개 시 지자체에 재산상 손실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 수치가 담긴 경우이다. 이미 사업의 주요 골자가 주민에게 공표됐거나, 행정 투명성 확보나 주민의 알 권리 보장 등 공익성이 있는 경우 위법성은 조각된다(사라진다).
대외비는 법적 비밀 아닌 행정 분류…업무협약서는 대부분 공개
기초지자체 ‘대외비’는 법률에 근거한 공식 비밀 등급이 아니다. 즉, 법정 비밀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외부 공개를 제한하는 행정적 분류일 뿐이다. ‘대외비’로 분류돼 있어도 자동으로 비공개 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정보와 마찬가지로 공개 여부는 ‘정보공개법’에 따라 판단될 뿐이다.
실시협약서와는 다르지만 업무협약서의 경우 대부분 공개돼 왔다. 고창군·전북도가 업무협약서를 비공개한 경우, 본지는 이의신청·행정심판을 통해 공개를 이끌어냈으며, 최근에는 정보공개시스템에 사전 공개하거나, 업무협약서를 들고 공식 사진을 찍기도 한다.
5년전 닭공장 입주계약서의 경우: 결국 “공개됐다”
실시협약서는 입주계약서에 준하는 문서다. 5년 전 고창군과 동우팜투테이블이 체결한 ‘닭공장’ 입주계약서와 비교해 보자. 고창일반산업단지 비상대책위가 입주계약서 공개를 요구하자, 고창군은 비공개했다. 고창군의회의 공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본지는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고창군은 입주계약서 전부를 비공개했다. 이에 본지는 행정심판을 신청했고, 전북행정심판위는 ‘계약 일반사항’과 ‘특약사항 및 추가약정’(이하 특약사항)은 비공개하고, 나머지는 공개하라는 결정을 내렸다(본지는 소송 장기화에 따른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행정소송은 하지 않았다).
입주계약서 공개가 교착상태에 빠지자, 윤준병 국회의원이 나섰다. 윤 의원은 2021년 9월4일 고창군이 아닌 다른 기관을 통해 확보한 입주계약서 가운데 ‘계약 일반사항’을 공개했다. 이제 가장 중요한 ‘특약사항’만 남았다. 고창군은 비공개 사유를 업체의 요구로 돌렸고, 업체는 “투자활동 방해, 계약정보 취득자의 담합행위로 인한 투자비 상승 등의 투자손실 피해가 예상된다”며 비공개를 요구했다. 결국 최종적으로 윤준병 국회의원은 같은해 9월14일, 고창군과 업체가 마지막까지 감추려했던 ‘특약사항’을 입수해 공개했다.
실시협약서에 대한 대법원 판례: “공개하라”
광주광역시 일대에서 2005년 체결된 테마파크관광단지 조성사업 실시협약에 대해 2008년 6월께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발견된 이상 지역주민들의 불안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협약서를 공개해야 한다”며 광주 서구 주민이 광주광역시도시공사에 사업협약서를 공개할 것을 청구했다. 그러나 도시공사는 “협약서는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며 거절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2심 모두 주민 손을 들어줬다.
도시공사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배척하고) 원심을 확정했다(2010두12156). 대법원은 “이 사건 협약서가 영업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설령 협약서 일부가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이 공공적·공익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다, 인근 주민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협약서가 공개되더라도 시행업체 등의 사업수행에 장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원심은 이어 “협약서가 공개됨으로써 오히려 사업의 투명성이 확보돼 사업계속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회의원의 입주계약서 공개가 ‘공익’이듯, 테마파크 실시협약서 공개도 ‘행정의 의무’
심덕섭 군수는 닭공장 투쟁 당시 고창군의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윤준병 의원은 행정의 투명성 확보와 주민의 알 권리라는 ‘공익성’을 이유로, 고창군이 전면 비공개하고 전북행정심판위도 일부 비공개를 결정한 ‘닭공장 입주계약서’를 제3의 기관을 통해 확보한 뒤 공개를 선택했다. 윤 의원의 행위는 불법인가? (‘확보과정’에 ‘불법성’은 없어야 하겠지만) 윤준병 의원, 고창산단 비대위, 본지 모두 ‘입주계약서’ 그 자체는 ‘공익성’에 의거 ‘공개 정보’라고 판단했다.
고창종합테마파크 민간사업 실시협약서 역시 같은 맥락에서 검토될 사안이다. 사업 시행사인 모나용평과의 협의를 거쳐서라도 ‘실시협약서’ 수준의 정보는 군민에게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창종합테마파크 민간사업을 신뢰하는 군민에게는 그 신뢰와 자긍심을 지켜주기 위해서, 사업에 의문을 제기하는 군민에게는 제기된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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