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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농협 조합장 ‘자가운전보조비’ 지급 문제를 둘러싸고 조합원들이 공개 반발에 나섰다. 이 논란은 농협 운영 방식과 책임 구조를 둘러싼 요구로 확산되고 있다. 조합원들은 보조금 환원과 조합장 해임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에 돌입했고, 농협중앙회 감사도 예고된 상태다.
3월13일 오전 고창농협 본점 앞. ‘고창농협 임시총회 소집을 위한 조합원 일동’ 명의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조합원들은 조합장 ‘자가운전 보조비’ 지급 문제와 농협 운영 전반을 비판하며 임시총회 소집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기자회견 직후 본점 앞에서는 해임안 상정을 위한 서명 접수가 이어졌다.
■“업무용 차량 있는데 보조금 지급”…10년 넘은 논란
이번 논란의 핵심은 업무용 차량 운행과 자가운전보조비 지급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조합원들은 고창농협이 2013년 8월부터 조합장 업무용 차량을 운행해 왔는데도 자가운전보조비를 계속 지급해 왔다고 주장했다. 자가운전보조비는 개인 차량을 업무에 사용하는 경우 지급되는 성격인데, 업무용 차량을 이용하는 상황에서는 지급 근거가 없다는 주장이다.
고창농협 등에 따르면, 2012년 11월 당시 유모 이사와 김모 전무가 이사회에서 ‘조합장 자가운전보조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안농협이 2012년 6월 고창농협으로 흡수합병됨에 따라 고창농협의 관할구역이 넓어졌고, 조합장이 본인 차량(싼타페)을 업무용으로 사용함을 감안하여 2013년 1월부터 월 80만원의 ‘자가운전보조비’를 지급했다. 조합장의 경우 출장비(교통비+일비+식대 등)는 미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고창농협은 2013년 7월 업무용 차량(모하비)를 구입했다.
실제 지급 규모도 적지 않다. 고창농협은 업무용 차량이 운영된 2013년 8월 이후 2024년 1월까지 매월 80만원씩 자가운전보조비를 지급해 총 1억8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가 제기된 이후인 2024년 2월부터는 지급액이 매월 20만원으로 감액된 것으로 확인되며(총 460만원), 올해 1월부터 전액 미지급하고 있다. 2013년 8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지급총액은 1억540만원이다. 고창지역 타 농협의 경우, ‘조합장 자가운전보조비’로 대성·해리·흥덕농협은 각 20만원, 선운산농협은 3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고창농협 김모 이사와 백모 감사는 “조합장이 전용차량을 제공받았음에도 규정을 위반해 11년간 총 1억540만의 자가운전보조비를 중복 수령했으며, 올해 1월 이사회에서 농협본부장이 규정위반을 시인했으나 현재 작성된 회의록에는 해당 내용이 고의로 삭제됐다”고 주장하며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와 농협중앙회 감사를 청구했다.
고창농협 최은주 대의원은 기자회견에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업무용 차량이 있음에도 매달 보조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은 파렴치함의 도를 넘었다. 이를 ‘직원의 업무 미숙’ 탓으로 돌리는 변명은 조합장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 농민들의 생존 자금을 제 잇속을 채우는 용돈처럼 여긴 조합장의 도덕적 해이는 이미 회복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환원 여부는 감사 결과 따라”…조합장의 해명
고창농협 유덕근 조합장은 농협중앙회 감사 결과에 따라 환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조합장은 “직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은 원하지 않는다”며 “농협중앙회 감사를 받은 뒤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가운전보조비’ 지급의 적정성 여부는 상급기관 감사 결과를 통해 판단하겠다는 설명이다. 농협중앙회 전북본부도 관련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은 ‘조합장 자가운전보조비’ 지급의 적정성과 환원 여부 등이다.
■보조비 논란 넘어…농협 운영 전반으로 번진 갈등
조합원들의 문제 제기는 ‘조합장 자가운전보조비’ 지급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자회견문에서는 ▲조합장의 사퇴의사 번복 ▲상임이사 선거 개입 의혹 ▲조합장 친인척 다수 근무 논란 ▲이사회 의사록 기록 누락 의혹 등 여러 사안이 함께 제기됐다. 조합원들은 이러한 문제들이 농협 운영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기총회 의결 정족수 확인 문제로 임시총회 비용 약 3600만원이 발생한 점과 ▲2024년 나락가격 결정 시 이익 환원 약속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해임 요구의 근거로 제시됐다. ‘고창농협 임시총회 소집을 위한 조합원 일동’은 이러한 사안이 조합장 해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농협의 주인은 조합원”…임시총회 향한 서명운동
조합원들은 임시총회를 통해 조합장 해임안을 상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문에서는 “고창농협의 주인은 조합장 한 사람이 아니라 4천6백여 농민 조합원”이라며 “무너진 농협 운영의 신뢰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조합장을 해임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조합원 20퍼센트 이상의 동의를 받아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른 하나는 대의원회를 소집해 과반수 출석과 출석대의원 3분의2 이상의 의결을 거쳐, 조합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조합원들은 서명운동을 통해 임시총회를 소집하고 조합장 해임안을 정식 안건으로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상임이사 선거에서부터 시작돼 ‘조합장 자가운전보조비’라는 무기까지 등장한 이번 갈등은 지역농협 운영구조와 책임문제를 다시 묻는 상황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 감사와 조합원 서명운동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고창농협 내부 갈등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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