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주간해피데이 | |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의 공천관리위원회 심사과정이 이른바 ‘깜깜이’라는 후진적 양태를 보이면서, 지역사회에 소모적인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공천을 비롯한 선거 과정은 흔히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린다. 시민의 선택을 통해 권력이 형성되는 민주주의 체제에서 선거는 단순한 정치 절차가 아니라 공공적 신뢰를 기반으로 작동해야 하는 핵심 제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민주당 전북도당은 공관위의 심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개별 후보자에게 통보하는 방식으로 처리하면서, 공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키우고 있다. 이는 지역 정치의 신뢰 문제와 직결돼 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3월16일 논평을 내고 “공직 후보를 국민에게 추천하는 정당의 공천 절차가 ‘깜깜이 심사’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사 결과와 기준, 부적격·감점 사유가 공개되지 않으면서 누가 어떤 이유로 탈락하고 어떤 근거로 감점을 받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식적인 결과 발표가 없는 상황에서 특정 언론을 통해 심사 결과가 유출되고 있고, 실제로 중앙당 재심에서 인용된 사례 가운데 상당수가 전북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북도당이 후보 검증과 공천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각종 억측이 무성하고,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까지 난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공천은 특정 정당 내부의 인사 절차가 아니라 국민에게 공직 후보를 추천하는 공적 행위”라며 “전북도당은 공천 결과와 과정을 도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읍시장 선거가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공관위 자격심사 및 중앙당 재심 결과 3명의 후보가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당내 경쟁 구도가 8명에서 5명으로 압축되는 등 새로운 경선 판도로 재편됐다. 더불어민주당 공천심사 과정을 통해 유진섭 전 정읍시장, 장기철 전 지역위원장, 차승환 건축시공기술사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탈락 후보들의 지지층이 어느 후보에게 이동하느냐가 향후 경선 판세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적격 판정을 받은 후보는 김대중 전 전북도의원, 안수용 둘레이사장, 이상길 현 정읍시의원, 최도식 전 행정관 등 4명이다. 이들은 모두 예비후보로 등록돼 있다. 여기에 예외 적용 대상자로 분류된 이학수 정읍시장이 포함됐다. 이 시장은 25퍼센트 감점 조건으로 경선에 참여하게 된다. 민주당은 이들 5명을 대상으로 권리당원 중심의 예비경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시장은 감점 조건에도 불구하고 경선 통과를 자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각 언론사의 지지도·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학수 시장이 선두권을 유지하는 양상이 이어져 왔다. 그 뒤를 김대중 전 도의원과 이상길 시의원이 추격하고, 유진섭 전 시장과 장기철 전 위원장이 중위권 경쟁을 벌이던 구도였다. 그러나 이번 공천심사 결과로 중위권 후보 2명이 배제되면서 경선 판세는 다시 요동치고 있다. 또한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 쉽지 않은 구조인 만큼 예비경선→본경선→결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점 통보를 받은 이학수 시장은 “자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시장은 “‘공천 불복’은 말도 안 된다”며 “지지난 대선 때 무소속으로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를 돕고 있을 당시 중앙당의 요청으로 복당했고, 2018년 탈당에 따른 패널티도 이미 사라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상 이의신청 대상도 아니며 당시 중앙당 유력 인사의 영입 확인서를 첨부해 당에 전달했다”며 “이 문제로 피해를 볼 일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부적격’ 통보를 받은 유진섭 전 시장은 강하게 반발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지만 최종 탈락했다. 유 전 시장은 “광복절 특별사면과 복권으로 이미 피선거권을 회복했는데도 부적격 결정을 내린 것은 대통령 사면권의 효력을 사실상 부정하는 것”이라며 “같은 사안을 다시 부적격 사유로 삼는 것은 이중 처벌”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북도당이 전국 시·도당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정밀 심사’ 단계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심사 결과와 사유가 공개되지 않아 후보자의 소명 기회가 사실상 차단됐다고 비판했다.
장기철 전 지역위원장은 “경선 배제는 폭거”라며 재심을 신청했지만 최종 탈락했다. 그는 “2012년 공직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내린 것은 당내 제재 기준인 8년을 크게 넘어선 결정”이라며 “이미 13년이 지난 일이고 특별복권 이후에도 지역에서 자숙하며 법적·사회적 책임을 다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방 선출직들을 줄세우고 직접 시정에 개입해 이권 카르텔을 획책하는 노예 정치의 폐해는 고스란히 정읍시민들의 몫이 된다”면서, “대의도 명분도 당 정체성도 없는 이런 오만한 독선 정치는 퇴출돼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다만 장 전 위원장은 공천 탈락에도 불구하고 “당을 떠나지 않고 시민과 함께 끝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