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주간해피데이 | |
|
|
전북지방우정청이 6월말 폐국 또는 축소를 검토 중인 옹동우체국의 존폐가 3월31일 지정심사위원회를 앞두고 기로에 선 가운데, 3월25일 정읍 옹동면사무소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 70여명이 집결해 현행 유지 요구를 쏟아냈다. 법적 승계 문제로 시작된 폐국 절차가 지역 필수 공공서비스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주민들은 우체국을 농산물 유통과 금융·생활을 잇는 핵심 기반으로 규정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설명회 열렸지만 답은 없었다”
정읍 옹동면 주민 70여명은 3월25일 면사무소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우체국 유지 요구를 공식 제기하며 폐국 반대 의사를 집단적으로 표출했다. 전북지방우정청은 같은 자리에서 별정우체국 지정 취소 절차와 향후 대체 창구망 운영 가능성을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설명회 직후 “현재 규모 유지”를 요구하며 법적 문제와 주민 이용 현실을 분리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옹동면환경연대(회장 김용규)를 주축으로 주민들은 설명회 이전인 3월23일 전북지방우정청을 항의 방문하고, 710명 서명 탄원서를 제출하며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장단협의회·발전협의회·체육회·환경연대 등 지역 단체들은 현수막 게시와 대책위원회 구성을 통해 반대 여론을 확대했다. 주민들은 “개인 간 승계 문제로 공공 기능을 중단하는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폐국 이유는 ‘법’, 영향은 ‘삶’
전북지방우정청은 별정우체국 지정자의 사망과 승계 불가를 이유로 폐국 또는 축소 절차를 진행 중이며, 현 운영 계약은 6월30일 종료될 예정이다. 1961년 제정된 별정우체국법에 따라 지정자의 배우자나 자녀만 승계가 가능하지만 유족이 이를 거부하면서 운영 지속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3월31일 지정심사위원회에서 취소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며, 이후 대체 창구망 방안이 검토된다.
우정청은 출장소나 우편취급국 형태의 대체 운영을 언급했지만 금융 기능 폐지가 현실화되면서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우편만 남는 구조로는 현재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금융 서비스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젊은 시절 우체국을 통해 적금과 보험을 이용해 온 주민들이 고령기에 접어든 현재도 동일한 창구를 계속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 기능이 사라질 경우 다른 지역 우체국으로 이동해야 하는 현실적인 불편이 발생하게 된다.
■“우체국 하나가 농업을 움직인다”
옹동면 주민들은 우체국이 농산물 유통망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하며 폐국 시 지역 경제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옹동면은 산지와 평야가 공존하는 지형으로 오디·복분자·표고버섯·꿀 등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하며 택배 이용률이 높은 지역이다. 농가들은 우체국을 통해 직거래와 온라인 판매를 이어오며 판로를 확보해왔다.
특히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정읍 지황 주산지로서 숙지황 가공 산업과 연계된 물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민들은 “우체국은 단순 배송 창구가 아니라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핵심 유통망”이라고 규정했다. 폐국이 현실화될 경우 농산물 판로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금융·생활까지 묶인 지역의 마지막 인프라”
옹동우체국은 정읍우체국 관내 예금 실적 1위와 보험 실적 2위를 기록하고 최근 10여년간 경영평가 1등급을 다수 유지해 온 핵심 금융 창구로 자리해 왔다. 주민들은 “실적 문제가 아닌 법적 사유로 폐국되는 상황 자체가 납득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우체국이 폐쇄될 경우 주민들은 5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인근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며 일부는 10킬로미터 이상 이동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인다. 그러나 ‘천원택시’는 옹동면 내에서만 이용 가능해 외부 이동 수단이 없는 고령층은 금융 이용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 사이에서는 “금융 난민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현실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농협 등 금융기관이 존재하더라도 우체국은 우편·금융·보험 업무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공공 창구로 기능해 왔다는 점에서 역할이 다르다. 오랜 기간 동일 창구를 이용해 온 고령층 이용 구조까지 고려할 때 금융 기능 폐지는 주민들의 일상 이용 체계 자체를 흔드는 직접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인가, 사적 문제인가” 충돌하는 시선
주민들은 별정우체국이 사설 운영 형태를 띠더라도 기능은 공공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책 판단 기준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역소멸 대응을 강조하는 정책 기조와 공공 인프라 축소가 상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법과 경제 논리보다 주민 삶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북지방우정청은 “운영 형태가 확정된 것은 아니며 주민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별정우체국 축소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전북 지역 별정우체국은 한때 108곳에서 94곳으로 감소하며 구조 축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결정 역시 동일한 정책 방향 속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키는 싸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옹동면 주민들은 별정우체국 유지, 일반우체국 전환, 운영 공백 없는 대체 방안 마련 등 세 가지 요구를 제시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폐국 또는 축소 이후 공백 발생 가능성을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지목하며 단계적 전환 방안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우체국은 함께 숨 쉬어온 공동체의 연결망”이라며 기능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3월31일 열리는 지정심사위원회는 옹동우체국의 존폐를 결정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주민설명회 이후에도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정심사위 결과에 따라 지역사회 반발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인구 감소와 함께 농촌 지역의 공공 서비스가 하나둘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주민들은 우체국마저 폐지·축소될 경우 생활 기반 자체가 한층 더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윤준병 국회의원 “대체창구 구축, 결정 유예 협의”…핵심 쟁점은 금융 기능 유지
윤준병 국회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3월28일 전북지방우정청장과 업무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윤 의원에 따르면, 별정우체국 지정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폐국 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는 “옹동별정우체국을 통해 옹동면민들이 그동안 많은 이용 편의를 제공받아 온 만큼, 옹동별정우체국이 폐국되더라도 옹동면민들에게 전과 같은 편의가 제공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요청했다”면서, “우편취급국 또는 정읍우체국 출장소 등의 대체창구망을 폐국 시한인 금년 6월 이전까지 구축하기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3월31일로 예정됐던 별정우체국 지정심사위원회의 폐국 결정도 대체창구망이 구축될 때까지 유예하기로 협의됐다”고 밝혔다. 이 사안의 핵심은 금융 기능의 유지 여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