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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의 가치는 산지를 떠나는 순간 결정되지 않는다. 소비자의 식탁과 매장에서 다시 선택받을 때 비로소 지역 농산물은 브랜드가 된다. 고창군은 지역 대표 농산물을 대기업의 상품과 외식 메뉴, 문화 콘텐츠에 접목하는 전략으로 생산지를 넘어 소비시장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유통 모델을 구축하며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고창군은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롯데웰푸드, ㈜피자앤컴퍼니, ㈜엠즈씨드, ㈜푸디스트, 클라우드, ㈜보나비, ㈜이랜드이츠, ㈜링티 등 모두 8개 기업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복분자, 고구마, 멜론, 지주식 김, 수박 등 지역 대표 농특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과 공동 마케팅을 추진해 왔다. 기존의 농산물 납품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과 함께 상품을 기획하고 전국 유통망을 활용해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구조를 구축하면서, 고창 농산물은 원료 공급을 넘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전북 최대규모 고구마 산지: 고구마 과자·피자·음료·케이크 출시 ‘폭발적 호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고창 고구마를 활용한 상품 개발이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9월 빈츠·카스타드·찰떡파이 등 모두 12종의 협업 제품을 전국에 출시하고 고창 고구마 19톤을 공급받았다. 수도권에서 운영한 팝업스토어에는 약 9천명이 방문하며 제품과 함께 고창 농산물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피자앤컴퍼니의 브랜드인 반올림피자는 고창 고구마를 활용한 신제품 피자를 출시하고 지난해 약 2백톤 규모의 고구마를 공급받았다. 고창 모양성제 기간에는 고구마피자 5백판을 제공하는 시식행사를 진행했고, 고창 고구마 홍보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100만회를 돌파하며 전국적인 홍보 효과를 거뒀다.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폴바셋도 지난 3월 전국 146개 매장에서 고창 고구마라떼, 땅콩라떼, 복분자에이드, 고구마 치즈케이크 등을 출시했다. 고창 농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메뉴를 선보인 것은 물론, 모기업인 매일유업의 생산공장이 고창군에 위치하고 있어 지역 상생의 의미도 더했다. ㈜보나비의 브랜드 아티제 역시 수도권 60여 개 매장에서 고창 땅콩빵과 단호박 식빵, 수박주스, 복분자라떼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신메뉴를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선운산 멜론은 뷔페 메인메뉴에, 지주식 김은 화장품, 복분자는 건강음료 원료로
협업은 특정 품목에만 머물지 않았다. ‘애슐리 퀸즈’를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는 올여름 고창 선운산 멜론을 활용한 뷔페 시즌메뉴를 전국 매장에서 선보인다. 여기에 고구마와 땅콩을 활용한 계절 메뉴도 함께 출시할 예정이며, 멜론 약 2백톤을 공급받아 대규모 소비처 확보라는 성과도 거뒀다. 클라우드의 브랜드 ‘유리숲’은 고창 지주식김을 활용한 피부 보습 화장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며, 제품 홍보와 함께 고창의 문화·관광자원을 연계해 알리는 마케팅도 병행하고 있다.
건강음료 전문기업 ㈜링티는 고창 복분자를 활용한 ‘링티 복분자맛’을 출시해 전국 판매를 시작했다. 홍보영상 제작과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한 공동 마케팅을 통해 고창 복분자의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 고창 농산물은 이제 농산물이라는 범주를 넘어 음료와 디저트, 외식 메뉴, 화장품 원료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며 산업 간 융합의 새로운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에버랜드, 고창수박 활용 굿즈 출시…삼성웰스토리, 전국 구내식당에서 고창농산물 활용 시즌메뉴 선보여
대기업과의 협업은 식품 분야를 넘어 문화와 관광 콘텐츠로도 확대되고 있다. 삼성 에버랜드(삼성물산 리조트 부문)는 쌍둥이 판다(루이바오와 후이바오)와 고창 수박을 활용한 캐릭터 굿즈를 출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제23회 고창 복분자와 수박 축제’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고창 수박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전국 170여 개 기업체 구내식당에서 고창 복분자와 보리 등을 활용한 신메뉴 5종을 선보이고, 고창 수박을 활용한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며 지역 농산물 소비 확대에 힘을 보탰다.
이 같은 협업은 단순히 제품 하나를 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국 소비자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고창 농산물을 접하도록 만들고, 기업의 브랜드와 지역 농산물의 이미지를 함께 높이는 상생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고창군은 기업과 공동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전국 유통망과 브랜드를 활용한 홍보를 추진하면서 지난 1년 6개월여 동안 고구마 5억2천만원, 복분자 1억4천만원, 멜론 5억원, 수박 5천만원 등 모두 약 15억원 규모의 농산물을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기업들이 잇달아 고창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품질 좋은 농산물을 구매하는 수준이 아니라, 제품 기획 단계부터 산지를 직접 방문하고 생산 농가와 교류하며 공동 홍보를 함께하는 고창군의 적극적인 협업 방식이 기업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청정 자연환경과 우수한 농산물을 갖춘 고창을 배경으로 쿠팡플레이 오티티(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예능 프로그램 ‘봉주르빵집’ 촬영도 진행됐다. 출연진인 김희애와 차승원 등이 마을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며 고창 복분자·청보리·계란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를 직접 개발하고 선보였다. 프로그램을 통해 고창의 농산물과 아름다운 농촌 풍경이 전국 시청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소개되면서, 고창 농산물은 단순한 특산물을 넘어 소비자가 신뢰하는 지역 브랜드로 인식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7월23일 “대기업 유명 카페와 외식업체에서 고창수박과 고구마, 멜론, 복분자 등을 활용한 메뉴를 쉽게 만날 수 있을 정도로 고창 농산물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고창 농산물의 브랜드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안정적인 판로 개척을 통해 실질적인 농가 소득 확대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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