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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정읍천변의 밤을 열고, 천년의 국가유산과 백제가요의 이야기가 도시 곳곳으로 이어지면서 올가을 정읍은 특정 축제장이 아닌 도시 전체를 무대로 문화의 시간을 펼친다. 정읍시는 9월부터 10월까지 도심과 정읍천변, 태인 피향정, 정읍사문화공원 일원에서 공연과 야간 축제, 전통문화 체험이 어우러진 가을 문화행사를 잇달아 개최한다.
9월에는 대중음악과 농악공연으로 가을의 문을 열고, 10월에는 국가유산 야행과 창작 창극, 정읍사문화제, 평생학습축제가 문화행사를 이어간다. 정읍시립미술관과 정읍시립박물관의 특별전도 가을 내내 열려 시민과 관광객에게 낮부터 밤까지 정읍에 머물며 즐길 수 있는 문화 일정을 제공한다.
■노래와 농악으로 여는 정읍의 가을밤
9월 문화무대는 정읍천변 어린이축구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두 차례 공연으로 시작한다. 첫 무대는 9월11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800여명 규모로 마련되는 ‘박창근 가을밤 콘서트’다. 정읍시와 우석대학교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사업단이 함께 준비한 이번 공연에서는 정읍 홍보대사 박창근의 대표곡과 다양한 음악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시민과 팬들이 댓글로 신청한 희망곡을 박창근이 직접 들려주는 순서를 마련해 관객과 무대의 거리를 좁힌다. 관객의 사연과 신청곡이 공연의 일부가 되는 참여형 무대로 정읍의 초가을 밤을 채운다.
두 번째 무대는 9월23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정읍시립농악단 정기공연 ‘추석맞이 정읍농악, 보름달에 물들다’이다. 호남우도 정읍농악의 판굿과 개인놀이마당을 중심으로 구성해 힘찬 가락과 역동적인 몸짓을 선보인다. 지역방송 녹화와 유튜브(YouTube) 생중계도 함께 추진해 현장을 찾지 못하는 시민들도 공연을 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해가 지면 깨어나는 태인의 국가유산
10월에는 태인의 역사문화 자원이 밤의 문화공간으로 이어진다. ‘2026 정읍 국가유산 야행’은 10월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매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태인 피향정 일원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으로 마련된 행사는 피향정과 태인향교, 태인동헌 등 태인에 모여 있는 국가유산을 하나의 야간 문화권으로 연결한다.
행사는 야경·야로·야사·야화·야설·야식·야숙·야시 등 8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국가유산을 밤의 경관과 길, 역사, 그림, 이야기, 먹거리, 잠자리, 장터로 풀어내 관람객이 유산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걷고 듣고 맛보며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개막 행사는 10월16일 오후 6시30분부터 정읍시립농악단 등의 식전공연으로 시작해 이어진다. 정읍시는 안전하고 체계적인 행사 운영을 통해 국가유산의 가치를 알리고 야간 체류형 관광 활성화와 지역 상권 활력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천년의 사랑이 축제로…정읍사문화제와 평생학습축제
가을 문화행사의 중심축은 백제가요 ‘정읍사’를 바탕으로 한 공연과 축제다. 정읍시립국악단은 10월22일과 23일 오후 7시 정읍사예술회관에서 창작 창극 ‘정인-달빛에 걸어둔 약속’을 공연한다. 천년의 기다림과 사랑을 담은 ‘정읍사’를 서사 중심의 창극으로 재구성하고 다양한 전통예술을 결합해 정읍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10월24일과 25일에는 정읍사문화공원 일원에서 제37회 정읍사문화제가 열린다.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요 ‘정읍사’의 가치를 조명하고 정읍사 여인의 사랑을 기리는 정읍의 대표 문화축제다. 채수의례와 여인제례를 시작으로 부도여인상 시상, 기념식, 축하공연, 정읍사가요제, 불꽃놀이 등이 이어진다. 축제장에는 음식과 간식, 지역 농특산물을 만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백제 의상 체험, 기념 도장 찍기 등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체험 공간은 정읍사문화공원 곳곳에 배치해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둘러보며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제19회 정읍 평생학습축제도 함께 열린다. 개막식과 평생학습 유공자 시상, 학습동아리 무대 발표회, 홍보·체험관 운영 등을 통해 시민들이 한 해 동안 배우고 익힌 성과를 공유한다. 시민의 날 기념행사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출향인이 함께 어울리는 자리로 마련한다. 성격이 다른 문화행사가 같은 공간에서 열리면서 방문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지역 평생학습 주체들의 교류와 소통 기회도 함께 마련한다.
■거장의 명화부터 ‘정읍사의 달’까지…가을 전시도 풍성
공연과 축제 사이에는 미술과 역사 전시가 이어진다. 정읍시립미술관에서는 9월3일부터 12월13일까지 특별기획전 ‘공간의 기억: 머무는 시선’을 개최한다.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클로드 모네, 라울 뒤피 등 해외 작가 13명의 작품 60점을 선보인다. 원작 52점과 매체예술(미디어아트·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예술) 작품 8점을 통해 도시의 골목과 거리, 인물과 풍경이 예술가의 기억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공간으로 확장되는지를 살펴본다.
전시는 ‘거리를 걷는 시선’, ‘색채가 머무는 공간’, ‘당신의 장소’로 구성된다. 색채 영상벽(미디어월·대형 디지털 영상 화면)과 반응형 색채 탁자(컬러 테이블·색채 체험형 테이블), 몰입형 휴식 공간 등 체험 요소도 마련된다. 관람료는 정읍시민 2000원, 전북도민증 소지자 3000원, 그 밖의 지역 관람객 5000원이다. 65세 이상과 미취학 어린이, 장애인 등은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정읍시립박물관에서는 9월8일부터 12월6일까지 ‘백제가요 정읍사와 달’과 ‘동물, 상징을 담다-석지 채용신의 영모화’를 함께 선보인다. ‘백제가요 정읍사와 달’은 ‘악학궤범’과 ‘고려사’, 달항아리, 이건희 소장품인 김환기의 ‘작품’ 등 20점을 통해 ‘정읍사’ 속 달의 의미를 조명한다. ‘동물, 상징을 담다-석지 채용신의 영모화’는 채용신의 희소한 영모화를 중심으로 장생도와 호랑이 그림, 동물이 표현된 고려청자 등 19점을 소개한다. 두 전시는 모두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이학수 시장은 “올가을 정읍에서는 음악과 농악, 국가유산, 백제가요, 미술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이어진다”며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 정읍 곳곳을 둘러보며 낮에는 전시와 체험을 즐기고 밤에는 공연과 야행의 정취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9월의 노래와 농악으로 출발한 정읍의 가을은 태인의 국가유산 야행을 거쳐 ‘정읍사’의 무대와 축제로 이어지고, 그 사이 미술관과 박물관의 전시가 빈틈을 채운다. 공연 하나, 축제 하나를 나열하는 일정이 아니라 도시의 서로 다른 공간과 시간대를 문화로 연결하는 두 달의 흐름이라는 점이 이번 가을 문화행사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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