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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 부모들이 마주한 것은 교사의 징역형만이 아니다. 두 달 동안 시시티브이(CCTV·감시카메라)에 기록된 학대가 114차례였고 피해 원아가 12명에 이르는 사건에서, 부모들은 선고된 형량과 함께 아이들이 지내던 공간의 보호와 관리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되묻고 있다.
아이의 한마디에서 시작된 사건
전주지법 정읍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정성화)은 9월15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보육교사 ㄱ(35·여)씨와 ㄴ(29·여)씨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두 교사는 2024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2개월여 동안 정읍의 한 어린이집에서 3세 원아 12명을 상대로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를 받았다. 시시티브이(CCTV)로 확인된 학대 행위는 두 사람을 합쳐 114회에 달했다.
사건이 드러난 계기는 피해 아동의 말이었다. 지난해 2월쯤 한 피해 아동이 부모에게 “선생님이 나를 때렸다”고 말했고, 이후 시시티브이(CCTV) 등을 통해 교사들의 반복적인 학대 정황이 확인됐다. 부모에게는 아이의 한마디가 출발점이었다. 이후 확인된 영상에는 두 교사의 행위뿐 아니라 아이들이 우는 모습 등도 함께 담겨 있었다.
‘114회’가 보여주는 것과 보여주지 못하는 것
이 사건에서 114회라는 숫자는 중요하지만, 그 숫자가 사건 전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확보된 시시티브이(CCTV)가 2024년 12월과 2025년 1월 두 달 분량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기소된 범행 역시 이 기간 확인된 행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법정에서 확인된 114회는 확보된 영상에서 확인된 학대 행위다. 영상이 확보되지 않은 기간의 행위까지 포함한 전체 횟수인지는 이 자료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부모들이 받아들여야 했던 사건의 범위와 법원이 판단한 범위 사이에는 이렇게 시시티브이(CCTV)라는 기록의 한계가 놓여 있었다.
재판부도 반복성과 피해 규모를 짚었다
재판부는 다수 아동을 상대로 반복된 범행이라는 점을 판결 이유에서 명시했다. 재판부는 “아동 학대 범죄는 피해 아동들이 범행에 취약하고 발각이 어려워, 이들의 법익뿐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보육시스템에 대한 신뢰까지 침해하는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의 심신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양육해야 할 보육교사임에도 다수 아동을 상대로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질렀다”며 “시시티브이(CCTV)에 보이는 두 달간의 학대만 해도 두 피고인을 합쳐 114회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뿐 아니라 이를 지켜본 다른 아이들에게 미친 영향도 판결문에 담겼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신체적·정서적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고 그 영향은 이를 목격한 아동에게까지 미친다”며 “피해 부모들이 사건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호소하고 있어 죄책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부모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징역 1년
선고 직후 부모들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것은 형량이었다. 재판부는 두 교사에게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하면서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는 데다 초범인 점, 일부 피해 아동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피해 학부모들에게는 두달이라는 시시티브이(CCTV) 보존기간의 한계에도 12명의 아이가 피해를 입었고 114차례의 학대가 확인됐다는 사실을 더 크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한 학부모는 “형량이 납득이 안 간다. 이러니까 아동 학대가 계속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검찰 구형이 징역 3년이어서 적어도 징역 2년은 생각했는데, 이렇게 판결이 나오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도 “피해 아동이 한두 명이 아니고 집단이었고, 교사들이 한 반을 맡은 기간을 생각하면 상습적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 뒤, “어린이집 내부의 아동 보호와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사만의 문제가 아니었던 이유
재판에는 교사들의 행위뿐 아니라 원장의 관리·감독 책임도 함께 올라왔다. 어린이집 원장 ㄷ(45·여)씨는 교사들의 학대 행위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등 주의·감독을 다하지 못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시시티브이(CCTV)에 아이들이 우는 모습 등이 담겼음에도 학대 행위를 파악하지 못한 책임 등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양벌규정에 따라 원장에게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피해 학부모들은 교사들의 처벌뿐 아니라, 무엇보다 어린이집 내부의 아동 보호와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되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건 뒤에도 남은 부모들의 질문
해당 어린이집은 사건 이후 지난해 9월부터 휴원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부터는 6개월간 영업정지 처분도 받았다. 그러나 휴원과 영업정지, 교사 2명의 법정구속으로 사건의 모든 질문이 끝난 것은 아니다. 부모들이 제기한 질문은 명확하다. 12명의 아이가 피해를 입고, 확보된 두 달의 시시티브이(CCTV)에서만 114차례의 학대가 확인되는 동안 왜 관리·감독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책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부모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다.
CCTV를 ‘보관’하는 것에서 ‘점검’하는 체계로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를 예방시스템의 관점에서 보면 핵심은 시시티브이(CCTV)가 있었느냐가 아니라, 시시티브이(CCTV)와 관리·감독 체계가 실제로 작동했느냐에 있다. 영상은 2024년 12월과 2025년 1월 두 달 분량이 확보됐고, 그 안에서 두 교사의 학대 행위 114회가 확인됐다. 그러나 학대 사실은 시시티브이(CCTV)를 통해 사전에 발견된 것이 아니라, 지난해 2월 피해 아동이 부모에게 “선생님이 나를 때렸다”고 말한 뒤 확인됐다. 이 사실은 시시티브이(CCTV)를 갖춰 놓고 보관하는 것만으로는 학대를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시티브이(CCTV)는 사건이 발생한 뒤 증거를 확인하는 장치에 머물 것이 아니라, 법과 개인정보 보호 원칙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적정한 관리·점검 절차와 결합돼야 한다.
CCTV 폐기 전 ‘표본점검’…부모 참여 안전위원회
어린이집 시시티브이(CCTV)가 학대 발생 뒤 증거를 확인하는 장치에 머물지 않도록 폐기 전 표본점검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0일 이상 보관되는 영상 가운데 일정 시간을 표본으로 선정해, 학부모 대표가 포함된 ‘부모 참여 안전위원회’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일부 영상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두 달치 영상을 모두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의 표본을 추출해 이상 여부를 살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두 달 단위로 폐기 대상 영상 가운데 무작위 또는 일정 기준에 따라 한두 시간 정도를 표본으로 선정하고, 아동 안전사고나 학대 의심 정황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시시티브이(CCTV) 관리체계는 기존의 ‘보관→기간 만료→폐기’에서, ‘보관→폐기 예정 영상 선정→표본점검→이상 여부 확인’으로 바뀐다.
원장의 관리·감독 책임을 ‘주의 의무’에서 ‘확인 의무’로 구체화
두 번째 축은 원장의 책임이다.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어린이집 원장에게 교사들의 학대 행위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등 주의·감독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해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따라서 예방시스템에서는 원장에게 막연하게 “교사를 잘 관리하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실에서 발생하는 이상 징후를 어떻게 확인하고, 문제가 의심될 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원장의 관리·감독 업무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가령 교사에 대한 정기적인 업무 확인, 아동의 반복적인 이상행동이나 안전사고 발생 여부 확인, 보호자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기록과 후속 조치, 학대 의심 상황 발생 때 시시티브이(CCTV) 확인 여부와 조치 과정 기록 등을 체계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장이 무엇을 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문제가 없었다는 말만 남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문제 제기가 있었는지, 아동에게 이상 징후가 있었는지, 이를 누가 확인했는지, 시시티브이(CCTV)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확인 뒤 어떤 조치를 했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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